경남일보 ┃ 코로나 휴관 끝내고 빗장 푼 사립미술관
개관 1년도 안 돼 코로나19로 휴관을 택해야 했던 지역 사립 미술관이 일상 회복 추세에 힘입어 다시금 문을 열고 나서 눈길을 끈다. 사천지역 사립미술관인 우주미술관은 3년 넘게 걸어 잠갔던 빗장을 열고 지난달 미술관을 재개관했다.
사천 우주미술관 초대전 김상희 ‘Be in Full Bloom’ 전시 모습. 사진=우주미술관
우주미술관은 사천시 정동면 우주항공 테마공원 인근에 자리 잡은 100평 규모의 사립미술관으로, 지난 2019년 5월 개관 후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2월 휴관을 결정했다. 문을 닫은 3년여 지역 작가 대상 일부 무료 대관 전시에만 공간을 개방했던 미술관 측은 최근 전시 문의가 잇따르자 내부를 새롭게 단장하고 3월부로 재개관했다.
미술관 측이 재개관을 맞아 선보이는 초대전은 미니멀리즘(최소주의) 추상화 작품을 선보여온 김상희 작가의 ‘Be in Full Bloom’으로 오는 5월 31일까지 열린다.
‘단순한 게 가장 아름답다’는 철학으로 단순함과 공간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추상화한 작품 35점 내외를 만날 수 있다.
김상희 작가는 단순화와 공간 구성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술관 측이 재개관을 기점으로 기존에 선보여온 중후한 작품보다는, 젊고 힙한(신선하고 멋진) 작품에 무게 중심을 두자는 방침에 따라 러브콜을 보내면서 전시가 성사됐다. 김 작가의 작품에서는 단순한 요소들이 쌓여 하나의 큰 그림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과정에서 색채와 형태가 공존한다.
‘Be in Full Bloom’은 이러한 철학을 표현한 전시로, 작품을 통해 복잡한 형태가 하나의 단순한 요소들로 가는 과정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업에서 작가는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모두 제거하고,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필수 요소만 남겨둔다. 형태에 독특한 성격과 개성을 부여하는 아름다운 색상도 눈에 띄는데, 조화롭고 균형 잡힌 구성을 만들기 위해 신중하게 선택한 색상들이다. 전시명 ‘Be in Full Bloom’은 꽃이 피고 만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명하고 대담한 색상이 단순한 형태에 에너지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작품 성격은 물론, 재개관에 나선 박물관이 강한 생명력으로 만개해 나가길 바라는 기획 의도를 내포한 제목이다.
허남규 우주미술관장은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이 미술관을 둘러보며 작품 속에서 꽃이 만개한 아름다움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료 전시. 월요일 휴무.
백지영기자·사진=우주미술관
출처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http://www.gnnews.co.kr)